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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기억
제임스 리드, 피파 에리츠 <나의 문어 선생님>, 한 마리의 문어가 던지는 '관계'에 대한 질문. 본문
<나의 문어 선생님>, 2020, 85분
감독 : 제임스 리드, 피파 에리츠
* 대표작 : <바다의 사냥꾼 자고>(제임스 리드)
출연 : 크레이그 포스터 등
*제93회 미국아카데미 장편다큐멘터리 부문 수상
0. 친구의 추천으로 보게 된 작품.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하였고, 좋은 평들이 다수 보여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다. 제목만 보고 과거 월드컵에서 승자를 자주 맞추어 유명세를 얻었던 '점쟁이 문어'에 얘기겠거니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본 작품은 자연 속에서 우연히 만난 문어로부터 자연의 소중함과 삶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영화였다.
1. 남아공의 한 해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주인공은 어른이 된 후 삶에 지쳐 다시 해변으로 돌아온다. 그는 어린 시절 그러던 것처럼 다시금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이곳저곳을 탐헌한다. 그러던 중 해조류 숲에서 우연히 신기한 모습을 한 존재를 만나고, 이후 이 존재가 문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영화는 주인공이 이 문어와 관계를 맺어가면서, 동시에 문어의 삶을 바라보는 식으로 진행된다.
2.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영상미였다. 남아공의 한 해변에서 살았던 주인공이 삶에 지쳐 돌아오고, 다시금 바다로 들어가면서 내용이 진행되기 때문에, 영화의 대부분은 바다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있다. 넓은 대양도 멋있었지만, 그 아래 해조류 숲의 모습은 그 이상으로 굉장했다. 본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이 이러한 영상미에 사로잡힐 정도로 멋진 풍경이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로 아름다웠다.
3. 문어는 지능이 높다. 본 작품에서는 문어의 지능이 육지 생물인 강아지와 고양이에 필적한다고 언급된다. 이러한 지능을 가진 존재답게, 문어는 주인공의 존재를 인지한다. 주인공은 천천히 문어와 호감을 쌓고, 이후 스킨십을 할 정도로 친해지게 된다. 이 부분이 묘하게 감동적이었다. 전혀 다른 형태를 지니고,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두 존재의 만남이 주는 울림이 꽤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감은 주인공에게 회복을 가져다 준다. 자연을 떠나 상처 받았던 주인공이 자연에서 다시금 치유 받는 것이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자연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영화는 말한다. 많은 휴양지가 자연을 테마로 삼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4. 영화는 상당히 감동적이다. 살면서 문어를 보고 감동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본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문어의 모습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그 중에서도, 파자마 상어로부터 얻은 큰 상처에서 회복하는 모습이 꽤나 울컥했다. 잘려나간 다리 부분에서 새로운 다리가 자라나는 장면은 '큰 고난이 지나가서 큰 상처를 얻게 될지라도, 잘 쉬면 괜찮아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모든 존재가 이러한 진리를 품고 있다는 점을 말해주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5. 이러한 감동은 문어와의 교감에서 온다. 영화는 문어의 눈을 자주 보여준다. 이는 이 영화를 보는 관객도 주인공처럼 문어와 교감할 수 있게 해준다. 문어의 사냥을 응원하고, 문어가 사냥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문어가 주인공과 포옹하는 장면은 관객들도 같이 교감하고 있기에 감동적이다. 하지만, 문어는 인간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다. 알을 낳으면서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여 죽음을 맞는 점이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삶을 바보 같은 삶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 오히려, 본연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숭고함이 느껴질 정도로 멋진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사람과 문어는 교감할 수 있다. 나아가서, 자연 속의 모든 존재들은 교감하며 살아간다. 즉, 우리는 모두 각자의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반사회적 동물로 보였던 문어도 실제로 교감하면서 살아왔듯, 외로움을 느낄지라도 우리 모두는 누군가와 교감하며 살고 있다. 무엇인가 가슴이 따뜻해지고, 또한 외로움을 덜어주는 영화였다.
★★★☆
- 2021년 8월 18일, 넷플릭스 에서.
* 2021년 18번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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