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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기억
왕가위 <중경삼림>, 기억 속에 낭만으로 강하게 자리 잡는 작품.(2021-007) 본문
<중경삼림>, 1994, 102분
감독 : 왕가위
*대표작 : <화양연화>, <해피 투게더>, <동사서독>
출연 : 임청하, 금성무, 양조위, 왕페이 등
1. 2년여 전 쯤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았던 영화이다. 유명한 작품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관람하였는데, 굉장히 많이 졸면서 관람하였다. 특유의 느낌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러한 느낌만이 계속 진행되는 영화로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과대 평가되었다고 생각하였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바뀌었다. 본 작품 특유의 분위기가 잔상처럼 머리에 맴돌았기 때문이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봐서, 혹은 내가 집중하지 못 하여 영화의 진가를 몰라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영화 삽입곡인 '몽중인(夢中人)'이 너무나도 좋아서, 다시금 보고 싶었다. 한 수업의 레포트를 이 작품으로 작성해 제출할 정도로.
2. 왕가위 특별전 덕분에 <중경삼림>을 큰 스크린 화면으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큰 화면으로 보니, 작품 특유의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다. '스텝프린팅' 기법 등 다양한 연출 기법이 많이 사용된 첫 번째 파트가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음악과 함께, 당시 홍콩의 분위기를 맘껏 느낄 수 있었다.
3. 하지만, 이번 관람에서도 그 이상의 느낌을 받지는 못 하였다. 이 영화를 혹평하는 여러 이들이 이야기 하듯, <중경삼림>은 큰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 않아 장시간 몰입하기 힘들었다. 두 번째 파트에서 '페이'가 '633'의 집을 청소하는 장면은 굉장히 낭만적이었지만, 시대가 달라서인지 약간의 불편함도 느껴졌다. '몽중인'을 큰 사운드로 들으면서, 큰 화면으로 장면들을 보는 것은 정말 좋았지만, 그 뿐이었다.
4. 관람 후, '몽중인'을 듣기 위해 유튜브에서 영화의 장면들을 짜집기한 '몽중인' 뮤직비디오를 감상하였다. 영화를 관람하는 순간에는 만족하지 못 하였지만, 뮤직비디오를 보니 기억 속의 영화는 굉장히 낭만적이었다. 감각적이고 낭만적인 이 영화는, 기억 속에서 큰 낭만감으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
- 2021년 3월 4일, 메가박스 파주출판도시 3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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