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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룩 백(2024)> 리뷰,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두 소녀의 성장담 본문
'오시야마 키요타카' 감독의 <룩 백>은 만화 '체인소 맨' 등으로 유명한 만화가 '후지모토 타츠키'의 단편 '룩 백'을 애니메이션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 '룩 백'처럼 두 소녀의 세심한 감정 표현이 인상적인 작품이며, 동시에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통해 많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 영화 정보 -
감독 : 오시야마 키요타카
* 대표작 : <플립 플래퍼즈(TVA)> 등
출연 : 카와이 유미, 요시다 미즈키 등
매체 평점(2024.10.31. 기준)
왓챠피디아 : 4.0 / 5.0 (1.8만 명)
키노라이츠 인증회원 지수 : 98.37%
로튼토마토 : 100% (18명)
메타크리틱 : 87점 (5명)
IMDb : 8.2 / 10
* 관람 가능한 OTT : 없음(상영 중, 2024.10.31. 기준)
* 본 리뷰는 작품의 스포일러를 다소 포함하고 있습니다.
- 영화 리뷰 -
불완전한 감정 속 선함을 세심하게 그려낸다.
<룩 백>의 서사는 주인공 '후지노(카와이 유미 분)'의 열등감에서 시작된다. 학보에 4컷 만화를 연재하던 그는 사회공포증으로 인해 학교에 나오지도 않는 '쿄모토(요시다 미즈키 분)'의 그림이 자신보다 우월하다는 것에 열등감을 느낀다. 이로인해 굉장한 노력을 하여 그림 실력을 늘렸지만 '쿄모토'를 따라갈 수는 없었고, 이를 처절하게 느낀 '후지노'는 그림을 포기한다. 이후 '후지노'는 '쿄모토'의 집에 우연히 방문하였을 때 이를 비웃는 내용의 4컷 만화를 그리게 되고, 비겁한 자신의 모습을 자책하지만 손에서 놓친 만화는 '쿄모토'에게 전달되게 된다. 허나 '쿄모토'는 '후지노'를 동경하고 있었고, 만화를 보자마자 뛰쳐나오게 된다. 얼떨결에 '쿄모토'의 옷에 사인까지 한 '후지노'는 자신을 동경했다는 '쿄모토'의 말에 큰 희열을 느끼게된다.
작품은 이 과정에서 감정들을 세심하게 전달한다. '후지노'가 노력 끝에도 '쿄모토'와의 그림 실력 차이를 따라가지 못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림을 포기하는 장면은, 그 노력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듯 깔끔하게 그려진다. 이어서 '쿄모토'의 인정을 받은 '후지노'가 보여주는 감정의 표현도 인상적인데, 누군가가 자신이 노력하며 만들어낸 모습을 보며 동경했다는 사실로 인해 빗 속에서도 춤을 출 정도로 큰 희열을 느꼈다는 점을 세밀하게 그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열등감' 등의 불완전한 감정 속에 담겨진 선함을 영화는 내내 세밀하게 그려낸다.
서로의 등을 보면서 함께 나아가다
'후지노'에게 다시금 그림에 대한 꿈을 일깨워준 '쿄모토'는 이제 '후지노'의 등을 보며 앞으로 나아간다. 사회공포증으로 인해 집 밖으로 나오지 못 했던 '쿄모토'는 '후지노'의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오게 되고, 그의 등을 보며 앞으로 나아간다. '후지오'와 '쿄모토'는 함께 만화를 그리며 수상도 하고, 장편 등단의 기회도 얻는다. 하지만 '쿄모토'는 등단이 아닌 미술의 길을 선택한다. '후지노'의 등을 보면서 앞으로 나아갔지만, 이제 혼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후지노'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 한다. '쿄모토'에게 그 삶을 재미없을 것이라는 악담까지 하며 이를 막으려 하지만 결국 '후지노'는 혼자서 장편 만화를 연재한다. 그들이 같이 사용하던 '후지노 쿄우'라는 필명은 유지한 채. 하지만 이러한 삶은 '쿄모토'가 자신의 대학에서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살해당하며 끝나게 된다. 이로 인해 절망하던 '후지노'는, '쿄모토'의 방에서 자신의 만화책과 자신이 그렸던 수 많은 4컷 만화를 보며 마음을 다 잡는다. '후지노'는 먼저 떠난 '쿄모토'의 등을 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만화'라는 매체가 주는 위로, 그리고 그에 대한 헌사
<룩 백>은 과거 있었던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을 연상시킨다. 3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본 사건 역시 자신의 소설이 표절당했다고 주장하는 범인이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했던 사건이다. 본 작품은 이러한 사건을 포함한 수 많은 재난을 지켜봤던 이들에게 '만화'라는 매체만이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위로를 전한다. 상상을 그려내는 것이다. 작품이 '후지노'를 만나지 못 하는 세계선의 '쿄모토'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장면은 이러한 방식으로 죄책감을 가진 이들을 위로한다. 이는 '폴란스키 가 살인사건'을 비슷한 방식으로 다루었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생각나는 부분이다. <룩 백>은 여기서 더 나아간다. 피해자는 남겨진 이들을 위로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쿄모토'의 방에는 '후지노'의 만화책과 4컷 만화가 가득하였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쿄모토'는 항상 '후지노'를 응원하였다. '쿄모토'는 남겨진 이들을 응원하는 떠난 이들을 상징하며, 동시에 그러한 슬픔 속에서도 작품을 만들어내는 모든 '후지노'를 응원한다. '쿄모토'가 '후지노'를 만나 얻었던 행복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룩 백>은 감정을 세밀하게 다루는 작품이다. 이러한 세밀한 감성을 통해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꿈을 향해 성장하는 두 소녀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그려내 그들이 겪는 시련을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위로하는 좋은 작품이다. 또한 우리가 바라볼 수 없는 우리의 뒷모습은 누군가에게 동경이 되고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우리에게 말하는 작품이다.
★★★★
- 2024년 9월 9일, 메가박스 김포한강신도시 1관 에서
* 2024년 20번째 작품
- 같이 보면 좋을 글
-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 닉 브루노 및 트로이 콴 감독의 <니모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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