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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기억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2023) 리뷰, 관심의 영역을 넘어서면 놀랍도록 무지해지는 인간이란 존재 본문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휘하에서 일어나는 대학살의 중심부인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소장 '회스 중령'과 그의 가족이 누리는 일상을 다룬 작품이다. '관심의 영역'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본 작품의 제목처럼, 그 바깥에서 일어나는 고통을 사람들이 어떻게 외면하는지와 우리도 다를 바 없을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의 일상을 통해 말하는 작품이다.
- 영화 정보 -
감독 : 조나단 글레이저
* 대표작 : <섹시 비스트>, <탄생>. <언더 더 스킨>
출연 : 크리스티안 프리델, 산드라 휠러, 랄프 헤르포스 등
매체 평점(2024.12.01. 기준)
왓챠피디아 : 4.0 / 5.0 (4.3만 명)
키노라이츠 인증회원 지수 : 95.84%
로튼토마토 : 93% (345명)
메타크리틱 : 92점 (58명)
IMDb : 7.4 / 10
* 제76회 칸 영화제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장편국제영화상 및 음향상 수상
* 관람 가능한 OTT : 티빙(2024.12.01. 기준)
* 본 리뷰는 작품의 스포일러를 다소 포함하고 있습니다.
- 영화 리뷰 -
'관심의 영역' 밖에서는 학살도 보이지 않는다
작품의 제목 '존 오브 인터레스트(Zone of interest)'는 우리말로 해석하면 '관심의 영역'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작중 배경은 이를 잘 보여주는데, 2차 세계 대전 당시 수많은 유대인들을 학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 내 관사이기 때문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소장 '루돌프 회스'와 그의 가족들은 학살의 현장과 벽을 맞대고 있는 관사에서 이상적인 생활을 누린다. 그들에게 수용소 내에서 일어나는 학살은 관심의 영역이 아니다. 그들의 영역은 이상적이다. '회스 부인(산드라 휠러 분)'은 그 영역에 이상적인 정원을 만든다. 정원 옆 벽 너머에는 학살의 현장이 존재하지만, 그와 가족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일 뿐이다.
하지만, 관심의 영역 바깥에서 행해지는 학살은 실존하여 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유대인들의 재물로 부를 채우는 물질적인 영향도 존재하지만, 아이들이 아우슈비츠에서 일어나는 폭력성을 배우는 정신적인 영향도 존재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은 냄새이다. 희생자들을 태운 연기는 벽으로 막을 수 없다. 이는 벽을 넘어 '회스 가족'에게로 향한다. '회스 부인'의 어머니는 이를 잘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처음에 딸이 만든 정원에 감탄하며 자리 잡은 것을 기뻐하였던 그는 희생자들을 태우는 연기로 인한 냄새를 느끼는 존재이다. 이러한 냄새에 익숙해져 느끼지 못하던 다른 가족들과 다르게 그는 이를 버티지 못하고 극에서 사라진다.
평범한 이들이 어떻게 악을 행하는가
철학가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말하였다. 이는 아무 생각 없이 조직을 위한 행동을 하면 그 과정에서 악을 행한다는 자각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본 작품은 주인공 '회스 중령'을 통해 이를 잘 보여주는데, 그는 단지 '나치'라는 조직을 위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행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보통 사람들이 겪는 일이기도 하다. 지나가는 강아지에게 애정을 표하기도 하는 '회스'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고 언급을 하는데, 이러한 생각은 모든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또한,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의 영역' 이외에는 무관심한 경향이 있다. '회스'는 자신의 관심의 영역 내에서 자신의 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있었지만, 이는 거대한 악을 잉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말부 '회스 중령'이 헛구역질을 하고 자신의 행동이 초래할 미래를 바라보지만 아무것도 토해내지 못하는 장면은 이러한 죄책감을 모두 소화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는 작품이 독자들에게 말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우리는 관심의 영역 밖에 무지하다. 세계에서 거대한 전쟁과 학살이 내내 자행되고 있음에도 우리는 이를 인지하지 못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전쟁이 가져올 생명의 희생보다도 그로 인해 발생할 경제적 영향에 관심이 많다. 영화는 열심히 일하는 '회스 중령'의 캐릭터에게 공감을 하도록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이러한 내용을 통해 작품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과 관계가 없는 이들의 고통에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작품은 이를 통해 항상 이러한 '악의 평범성'에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하라고 이야기한다.
시각적 자극 없이 관객을 옥죄는 분위기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시각적 자극 없이도 음산하고 잔혹하게 관객을 옥죄는 느낌을 준다. 이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부분은 음향인데, 배경 음악이 일절 사용되지 않은 대신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나오는 소음을 배경 음악처럼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음은 수용소 유대인들의 비명과 군인들의 명령, 발포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은 수용소의 잔혹한 사건들을 시각적으로 일절 표현하지 않았음에도 이러한 배경 소음을 통해 작품의 옥죄어오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점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수용소에 사용되는 유대인들을 지휘하는 '회스 중령'의 모습인데, 그의 얼굴만 화면에 담았음에도 비명 소리 등의 소음을 통해 잔혹한 분위기를 담아낸다. 또한, '회스 부인'이 자신의 정원을 어머니에게 소개한 이후 정원의 꽃을 화면에 클로즈업해서 잡아내는 장면인데, 점점 붉어지는 화면과 함께 비명 소리 등의 소음도 증폭되며 굉장히 참혹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작품은 이러한 편집을 통해 시각적 자극 없이 굉장히 참혹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악의 평범성'에 대해서 논하면서, 현실의 잔혹한 부분을 회피하는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게 하여 우리도 다르지 않을 수 있음을 느끼도록 하는 굉장한 작품이다. 작품은 아우슈비츠의 현실과 괴리된듯한 주인공들의 관사를 통해 표현하며, '회스 가족'처럼 죄책감을 소화해내기 전에 이를 느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관객에게 관심의 영역 밖에서 벌어지는 고통을 한 번쯤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하는 굉장한 작품이다.
★★★★☆
- 2024년 11월 9일, 티빙 에서
* 2024년 21번째 작품
- 같이 보면 좋을 글
- 전쟁의 참혹함이 여실히 그려진 작품, 에드워드 버거 감독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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