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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기억
클로이 자오 <노매드랜드>, 완전한 이별은 없다고 이야기하는 현대 유목민의 삶. 본문
<노매드랜드>, 2020, 108분
감독 : 클로이 자오
대표작 : <이터널스>, <로데오 카우보이>, <도터스> 등
출연 : 프란시스 맥도먼드, 대이빗 스트라탄, 린다 메이 등
*제93회 미국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프란시스 맥도먼드)
1. 'Nomad', 한국어로 '유목민'으로 번역되는 이 단어는 한 곳에 정착하지 않은 채 떠돌며 살아가는 이들을 일컫는 단어이다. 작은 밴을 집으로 삼아 떠돌며 살아가는 현대 미국의 유목민들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처럼 그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찍으면서 그들의 삶이 보여주는 가치를 보편성으로 확장시키는 작품이다.
2. 영화는 주인공 '펀'이 유목민의 삶을 시작한 이후 만나는 사람들의 삶을 담아가며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개개인의 삶을 멋진 자연과 함께 담아가며 앞으로 나아간다. 아마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중 가장 큰 요소를 꼽으라면 자연의 멋진 풍광일 것이다. 이러한 멋진 풍광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만큼 자유로워 보이고 때로는 그 이상으로 고독해 보이기도 한다.
3. 영화는 그러한 과정에서의 삶의 숭고함을 그려낸다. 필자는 등장인물 '스웽키'의 이야기에서 이러한 느낌을 강하게 느꼈다. 시한부의 삶은 선고 받은 그는 예정된 끝을 마주한다. 하지만 그는 이를 '멈춤'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채, 갈 수 있는 한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 시한부임을 이야기하는 '스웽키'를 보며 먼저 떠난 남편을 생각하는 '펀'의 모습과, 결국 자신이 가고자 하였던 장소에 도착하는 '스웽키'의 모습은 영화에서 가장 강렬하고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4. 주인공 '펀'은 노매드의 삶을 살아가면서 이별의 필연성을 받아들인다. 그는 자신의 남편이 죽은 이후 '이별'에 대한 두려움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는 노매드의 삶은 '이별'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그녀의 삶의 이상향이라고 수 있다. 하지만 남편이라는 '상실'이 준 상처는 그녀의 마음 속에 깊게 남아, 어디에도 정착할 수 없게 한다. 남편은 그에게 집이었기 때문에, 남편의 흔적이 남은 밴만이 이젠 그에게 집이기 때문에. 영화 중반 '펀'이 밴을 놓아주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5. 영화 결말부는 이러한 노매드의 삶이 보편적 삶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노매드의 삶에서 '이별'이 완전한 상실을 의미하지 않듯,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지금 헤어진 누군가도,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 역시 유목민이라고 할 수 있다. '노매드'의 여행길에서는 헤어진 누군가를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듯, 삶이라는 여행길에서도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깨달은 그는, 언젠가 다시 만날 남편을 마음에 담아두고 스스로 우뚝 설 수 있게 된다.
P.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 <업>이 생각났다. 배우자의 상실을 딛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는 점이 <업>에서의 주인공과 유사하였기 때문이다. 필자는 아직 큰 상실을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그 느낌은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나이가 들고나면 좀 더 와닿을 것 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미국에 비해 현저히 작은 땅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노매드의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없던 점은 조금 아쉽다.
★★★★
- 2021년 4월 27일, 메가박스 일산 5관 에서.
* 2021년 11번째 작품
* 참조한 리뷰
- 노매드랜드, 유일한 홈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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