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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기억
이장훈 <기적>, 죄책감을 떨쳐내고 세상과 연결해 나아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철도 영화. 본문
<기적>, 2021, 117분
감독 : 이장훈
* 대표작 : <지금 만나러 갑니다>
출연 : 박정민, 임윤아, 이성민, 이수경 등
0. '기차'가 주는 감성을 좋아한다. 개인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연결'해주는 존재이면서, 지속적으로 '함께' 이동시켜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의 고속 열차가 아닌 완행 열차 같은 느린 열차가 보여주는 '연결'로서의 역할은 더욱 강하다.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단절'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본 작품 <기적>이 주는 감성은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다.
1. 본 작품은 주민이 직접 지은 역인 '양원역'의 탄생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를 세우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 아니고, 기찻길말고는 세상과의 통로가 없는 마을의 한 천재 소년이 자신이 갖고 있는 죄책감을 떨쳐내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인근 역인 '영주역'과 마을 '원곡리' 사이에 있는 강을 건너는 길은 기찻길 밖에 없었는데, 주인공의 누나(이수경 분)가 이를 건너다 주인공 떨어트린 수학경시대회 트로피를 잡으려다가 강으로 떨어져 생을 마감하였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로 인한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 한 '준경(박정민 분)'이 이러한 죄책감을 다양한 유대감을 통해 떨쳐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2. 영화는 '철도'가 갖는 가치인 '연결'을 주요 소재로 다룬다. 위 사고로 인해 마음을 열지 못 하던 '준경'에게 '라희(임윤아 분)'가 다가오면서 마음을 열어주고, 이어 '아버지(이성민 분)'의 진심을 확인하면서 마음을 열게 된다. '준경'과 마을 사람들의 노력으로 '양원역'이 건립되어 세상과의 통로가 생겼듯,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로 세상과의 통로가 생긴 '준경'은 죄책감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이는 '철도'가 갖는 가치인 '연결'의 중요성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3. 서사적으로, 작품은 '반전'을 많이 활용한다. '준경'의 누나인 '보경'은 사실 '준경'에게만 보이는 일종의 유령이라는 점이 대표적인 반전이다. 허나, 작품은 이러한 '반전'을 중복해서 활용해 더욱 극적인 점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남매의 아버지 '태윤'이 '보경'이 당한 사고의 기관사라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신파가 강한 측면이 다소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강렬한 감정을 통해 '준경'이 간이역 건립에 집착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었고 더 나아가 '연결'의 중요성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4. 작품의 초반부와 후반부의 톤이 상당히 다르게 느껴진다. 초반부는 '준경'이 '라희'로 인해 처음 세상을 마주하는 모습을 '추억'이라는 소재를 통해 그려낸다. 이는 따뜻한 색감을 통해 관람객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며, 상당히 따듯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에 반해, 후반부의 분위기는 상당히 슬프다. '라희'는 조연의 자리로 이동하고, 그 자리를 '태윤'이 차지한다. '준경'만큼이다 죄책감이 가득한 '태윤'의 존재로 인해 분위기는 더욱 슬퍼지지만, 이는 '준경'과 '태윤'이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며 극적으로 해소된다.
5. 작품 내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다. 주인공의 아버지 '태윤' 역을 맡은 '이성민' 배우는 무뚝뚝하면서도 속은 따뜻한 전형적인 한국 아버지를 절절하게 그려내었다. '죄책감'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준경'과 비슷하지만, 이를 속으로만 삼켜낸 아버지를 절절하게 그려낸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주인공의 누나인 '보경' 역을 맡은 '이수경' 배우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아픔과 걱정을 밝은 모습 아래 숨겨둔 점이 인상적이었다.
6. 상당히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하는 작품이면서도, 관람 후에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 이러한 점에는 '준경'의 여자 친구인 '라희'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죄책감으로 인해 세상과 스스로를 고립시킨 '준경'을 세상과 연결시켜주는 동시에, 슬픈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띄고 있는 본 작품에서 밝은 부분을 담당해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톤 조절은 초중반부 분위기를 따뜻하게 이끌어내고, 이후 후반부 찾아올 슬픈 이야기를 관객이 버틸 수 있게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7. 다만 작위적인 설정이 아쉽게 느껴진다. '준경'은 수학 천재이고, '라희'는 국회의원 딸이다. 평범하지 않은 이러한 설정을 가진 주인공들로 인해 영화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몰입도가 약간 떨어지기 때문이다. 설령 '준경'이 천재가 아니고, '라희'가 국회의원 딸이 아니더라도 감동을 이끌어낼만한 각본이었기에 아쉽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본 작품인 죄책감을 떨쳐내면서 세상으로 나아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따뜻한 '철도' 영화이다.
★★★★
- 2021년 12월 28일, 넷플릭스 에서
* 2021년 31번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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