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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이시구로 쿄헤이 <사이다처럼 말이 톡톡 솟아올라>, 디지털 시대의 사랑도 아날로그 시대의 사랑처럼 순수하다. 본문
[영화 리뷰] 이시구로 쿄헤이 <사이다처럼 말이 톡톡 솟아올라>, 디지털 시대의 사랑도 아날로그 시대의 사랑처럼 순수하다.
새시 2023. 12. 27. 00:04
<사이다처럼 말이 톡톡 솟아올라>
감독 : 이시구로 쿄헤이
* 대표작 : <브라이트: 무사의 혼> 등
출연 : 스기사키 하나, 이치가와 소메고로, 한 메구미 등
매체 평점(2023.12.25. 기준)
왓챠피디아 : 3.2 / 5.0 (2,424명)
키노라이츠 인증회원 지수 : 88.24%
로튼 토마토 : 100% (8명)
IMDb : 6.8 / 10
Filmmarks : 3.7 / 5
1. 극 중 여자 주인공인 '스마일(스기사키 하나 분)'이 언급하는 것과 같이, 본 작품은 전체적으로 귀여움이 가득한 영화다. 17살의 여름을 지나고 있는 두 주인공 '스마일'과 '체리(이치가와 소메고토 분)'도 귀엽고, 세상을 먼저 떠난 아내를 그리는 '후지야마 할아버지'를 포함해 주변 모든 인물들이 귀엽게 느껴진다. 이는 인물들의 모든 행동이 순수함을 담고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순수함 덕분에 등장인물 자체만이 귀여운 것을 넘어 영화 전체의 분위기마저 귀엽고 순수하게 만들어낸다.
2. 본 작품 <사이다처럼 말이 톡톡 솟아올라>는 디지털 방식으로 만나게 된 주인공들이 아날로그 방식을 통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체리'와 '스마일'은 우연한 계기로 휴대폰이 바뀌게 되고, 이후 서로의 SNS에 의도치 않게 '좋아요'를 누르게 되며 연을 맺게 된다. 이렇게 디지털 방식으로 연을 맺은 그들이지만,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아날로그 방식인 '하이쿠'와 '레코드'이다. 결말부도 비슷한 구성을 취하는데, '인터넷 방송'이라는 대표적인 디지털 방식을 통해 마음을 표현할 기회를 갖게 되지만, '체리'는 자신이 직접 쓴 '하이쿠'를 관중 앞에서 크게 낭독한다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게 된다.
3.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굉장히 순수함이 가득하다. 자신의 마음을 타인에게 들키는 것이 무섭고, 주위로 들리는 소리도 싫어 아무 소리 없이 정지된 헤드폰을 쓰고 다니는 '체리'는 자신이 직접 쓴 '하이쿠'를 좋아하는 '스마일'을 보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음을 표현할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많이 튀어나온 앞니에 콤플렉스가 있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스마일'은 '산벚나무야/ 네가 숨기고 있는/ 그 잎이 좋다'는 '체리'의 하이쿠로 인해 마스크를 벗은 채 '체리'와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세상의 소리를 듣지 않고자 하는 '체리'가 헤드폰을 벗고,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자 하는 '스마일'이 마스크를 벗은 채 서로를 마주하는 장면은 굉장히 따뜻하고 순수하게 느껴졌다. 이러한 느낌은 '스마일'이 부끄러워하던 앞니와 교정기를 드러낸 채 환하게 웃는 마지막 장면에서 극대화되는데, 오래도록 기억될만한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4. 작품은 '후지야마 할아버지'를 통해 사랑이 시대와 상관없이 순수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젊은 나이에 먼저 떠난 아내의 목소리가 담긴 LP판을 찾아다니는 '후지야마 할아버지'는 이러한 순수함 때문에 귀엽게 느껴질 정도였으며 또한 감동을 주는 캐릭터다. 풋풋한 주인공 커플과 다르게 오랜 사랑을 상징하는 인물이었지만, 그들 이상으로 다정하고 따뜻한 사랑을 행하여 오랜 사랑 역시 순수하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결말부, '체리'와 '스마일'은 '후지야마 할아버지'의 아내가 불렀던 노래를 배경으로 서로를 찾는 장면은 아날로그 시대의 사랑 뿐만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사랑도 순수한 것이라는 점을 아름답게 말해주는 장면이다.
5. 앞에서 언급했듯 작품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따스하게 느껴진다. 동시에, 영화는 감각적으로도 느껴지기도 한다. 따스한 색감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를 정말 몽글몽글하게 잘 살렸기 때문이다. 꿈 속에서 여름을 겪는다면 이러한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품은 감각적인 따스함으로 가득하다. 또한, '하이쿠'가 갖고 있는 낭만성도 이러한 느낌을 더욱 잘 살려준다. 비록 필자는 '하이쿠'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로 본 작품을 관람하였지만, '산벚나무야/ 네가 숨기고 있는/ 그 잎이 좋다'라는 구절은 굉장히 낭만적으로 다가왔다. 다만, 평이하고도 따스한 줄거리 끝에 나오는 결말부는 다소 과할 정도로 오글거리게 느껴진다. 허나 이러한 점 역시 본 작품의 매력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각적이고 낭만적이고 따뜻한 작품이다.
★★★☆
- 2022년 2월 14일, 넷플릭스 에서
* 2022년 3번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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