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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리뷰, 전쟁의 참혹함을 건조함 속에서 처절하게 그려내다. (넷플릭스, 1차 세계 대전) 본문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리뷰, 전쟁의 참혹함을 건조함 속에서 처절하게 그려내다. (넷플릭스, 1차 세계 대전)
새시 2024. 1. 31. 06:54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영화 정보 -
감독 : 에드워드 버거
*대표작 : <올 마이 러빙>, <리오>, <잭> 등
출연 : 펠릭스 카머러, 알브레히트 슈흐, 에딘 하사노빅, 다니엘 브륄, 데비트 스트리에소브 등
매체 평점(2024.01.27. 기준)
왓챠피디아 : 3.9 / 5.0 (1.8만 명)
키노라이츠 인증회원 지수 : 98.07%
로튼 토마토 : 90% (175명)
메타크리틱 : 76점 (37명)
IMDb : 7.8 / 10
*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 미술상, 촬영상, 장편 국제영화상 수상
* 관람 가능한 OTT : 넷플릭스 (2024. 01. 27. 기준)
* 본 리뷰는 작품의 스포일러를 다소 포함하고 있습니다.
- 영화 리뷰 -
1. 과거 게임 <배틀 필드 1>의 플레이 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1차 세계 대전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담아낸 <배틀 필드 1>의 오프닝에서 플레이어 캐릭터인 병사는 필연적으로 사망하는데, 사망 직후 해당 병사의 이름 및 생몰연도가 나오며 다른 병사로 시점이 넘어간다. 개개인의 희생이 숫자로만 기억되는 전쟁을 <배틀 필드 1>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이렇게 처절하게 전달한다. 소설 <서부 전선 이상 없다>의 3번째 영화화 작품인 본 작품에서의 오프닝도 비슷하다. 작품의 시작부터 '하인리히 베르너'라는 이름을 가진 병사가 참호전에서 희생되는데, 그의 시신은 곧 매장되고 전투복은 이름표가 떼어져 세탁된 후 참전을 앞둔 주인공 '파울(펠릭스 카머러 분)'에게 전달된다. 이는 '인간'을 연료로 활용하는 '전쟁'이라는 존재가 그려내는 참상을 처절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2. 이러한 <서부 전선 이상 없다>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는 '건조함'이다. 영화 전체적으로 차가운 톤을 지닌 색채가 주로 활용된 점과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는 시점 및 원경 등을 활용해 자연의 웅장함과 위압적인 모습을 담아낸 점이 이러한 분위기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을 활용한 부분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느껴지는데, 자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으로 인해 현실의 참혹함이 더욱 강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건조함을 해소해줄 수 있는 것은 '물'인데,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물이 흙탕물 혹은 오염된 물인 점은 작품의 건조함을 더욱 강화한다. 작품 내내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음악도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3. 감정적으로 느껴지는 건조함도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작중 등장인물들이 가진 개인적 사연은 최소한으로 관객에게 전달되는데, 주인공인 '파울'도 예외는 아니다. 대신, 주인공 '파울'이 죽인 한 프랑스 병사는 사진을 통해 자신의 가족을 '파울'에게 알리는데, 이는 전쟁 중에 죽어간 한 이름 모를 병사의 인간성을 느낄 수 있게 해주며 동시에 '파울'의 인간성을 환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허나, 이러한 죽음은 그의 가족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가져간 '파울'이 해당 사진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무의미한 죽음으로 남겨진다. 또한, 아들과 아내의 존재를 공개하며 동시에 '파울'과 강한 연대를 쌓은 '카친스키(알브레히트 슈흐 분)'의 허무한 죽음도 이러한 무의미함을 더욱 강하게 느껴지도록 한다. 이러한 건조함은 너무도 강력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마지막 전투로 인해 죽음을 맞는 '파울'의 모습이 참혹한 세상에서 벗어나는 구원을 받는 모습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또한, '파울'과 마지막 혈투를 벌이던 상대 프랑스 병사가 죽어가는 '파울'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은 전쟁이 얼마나 무의미한 죽음을 만들어내는지를 처절하게 함축해 놓은 장면이었다.
4. 1차 세계 대전의 독일군을 주인공으로 다룬 작품이지만, 작품에서 적은 '프랑스군'이 아니다. 적은 양군을 통솔하는 소위 '윗대가리'들이다. 이러한 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요소는 '음식에 대한 태도'이다. 작중 독일군은 음식이 매우 간절하다. 순무빵이 아닌 다른 음식을 먹고자 목숨을 걸고 일반 농장에서 가축과 계란을 훔치기도 하며, 이는 후반부 '카친스키'의 허무한 죽음으로 이어진다. 허나, 이들을 전쟁터로 내몬 정치인 및 장군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질 낮은 음식'이라 칭하며 먹지 않기도 한다. 또한, 전장의 병사들은 죽음 앞에서도 어떻게든 음식을 먹는데 반해, 높은 자들은 고급진 분위기 속에서 고급 음식만을 먹으려고 한다.
5. 1차 세계 대전 이전 유럽에서는 낭만주의의 영향으로 전쟁을 낭만적으로 여기기도 하였다. 이는 극 초반 주인공 일행의 참전을 그려낸 상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 년도 더 넘은 지금, 전쟁의 참혹함은 모두가 당연히 여기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본 작품과 <1917> 등의 반전주의 영화가 계속 나온다는 점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처럼 전쟁이 여전히 어디선가 일어나 참혹한 현실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전주의 영화에서 현실을 더 이상 찾을 필요 없이 예술적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다시금 기원해 본다.
★★★★☆
- 2023년 2월 15일, 넷플릭스 에서
* 2023년 7번째 작품
- 같이 보면 좋을 글 -
- 전쟁의 무서움이 느껴지는 작품,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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