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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기억
엔리코 카사로사 <루카>, 세상이 넓음을 느끼던 시절의 아련함이 가득. 본문
<루카>, 2021, 95분
감독 : 엔리코 카사노사
* 장편 데뷔작
출연 : 제이콥 트렘블레이, 잭 딜런 그레이저, 엠마 버만 등
1. 어린 시절, 처음으로 혼자서 버스를 타고 여러 곳을 돌아다녔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며 내 세계가 넓어지는 기분이 정말 굉장하였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자신의 세계가 넓어지던 시기의 느낌을 여러 사회적 메시지를 곁들여 아름답게 전달하는 작품이다.
2. 작품 내에서, 바다라는 루카의 좁은 세계는 육지로 넓어지고 이후 더 넓은 사회로, 우주로 확장된다. 이러한 과정은 환상적이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특히, 바이크를 타고 알베르토와 함께 '달(큰 물고기)'를 만지러 가는 장면은 아이들이 할 법한 상상을 아름답게 묘사하였고, 줄리아에게 우주를 배우는 장면도 역시 아이들의 세계가 넓어지는 그 시기를 아름답게 묘사하였다.
3. 개인적으로 우주에 대해 알아가는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어린 시절 천문대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였기 때문이다. 내가 알았던 세상보다 훨씬 큰 세상이 있다는 기분은 정말 묘했고, 다양한 생각을 머릿속에 떠돌도록 하였다. 이러한 느낌은 비단 우주에 대해 알아가는 것에만 기인하지 않을 것이다. 어떠한 방향이든,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은 누구든 언젠가는 겪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관객에게 아련함을 남긴다.
4. 이러한 점에서, 본 영화는 성장을 아련하도록 아름답게 다룬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영화에서 지브리 스튜디오의 느낌이 느껴진다는 평가의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필자는 본 영화를 보면서 <마녀 배달부 키키>가 많이 떠올랐는데, 바다 옆 마을이라는 배경이 비슷하였고, 자신의 세계가 넓어지는 과정을 겪는 주인공을 다룬 이야기이라는 점도 비슷하였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본 영화를 보면서 느껴지는 '아련함'이 지브리의 작품을 볼 때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5. 영화 초반부, '알베르토'와 '루카'가 바이크를 타고 날아가다가 떨어지는 장면에서, 둘은 서로를 밀어내 다치지 않고 살아남는다. 영화 후반부, 둘은 물리적으로 떨어지지만 정신적으로는 더욱 가까워진다. 이는,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것만이 소중한 사이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며, 그들의 성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한,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는 알베르토가 아버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를 만난 것과, 넓은 세계를 갈구하던 루카가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간 것은 그들이 자신이 바라던 대로 한 단계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6. 동시에 영화는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들은 마을 주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바다괴물'이며, 주인공들의 팀들의 이름이 '아싸팀(영어로는 Underdog)'이고, 그들은 마을에 적응하지 못 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일반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마음을 가진 존재임을 영화는 내내 보여주고 있다.
7. 영화는 이러한 주제들을 모두 다루면서도, 무척 재밌고 아름답게 장면들을 구성한다. 픽사의 이전 작인 <소울>도 좋은 영화였지만 조금은 교조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에 반해, 본 작품은 재미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상당히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고, 동시에 아련하고 아름다운 기분으로 상영관을 나올 수 있는 작품이다.
★★★★
- 2021년 6월 25일, 메가박스 파주운정 5관 에서.
* 2021년 14번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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