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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기억
샬롯 웰스 <애프터썬> 리뷰, 사랑하기에 처절했던 한 휴가에 대한 기억. (넷플릭스, 해석, 우울증) 본문
<애프터썬>
<Aftersun>
- 영화 정보 -
감독 : 샬롯 웰스
*장편 데뷔작
출연 : 폴 메스칼, 프랭키 코리오, 실리아 롤슨-홀 등
매체 평점(2024.03.27. 기준)
왓챠피디아 : 4.0 / 5.0 (3.3만 명)
키노라이츠 인증회원 지수 : 93.44%
로튼토마토 : 96% (243 명)
메타크리틱 : 95점 (46 명)
IMDb : 7.6 / 10
* 관람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2024. 03. 27. 기준)
* 본 리뷰는 작품의 스포일러를 다소 포함하고 있습니다.
- 영화 리뷰 -
딸(프랭키 코리오 분)은 행복하다. 사랑하는 아버지(폴 매스칼 분)와 오랜만에 만나 튀르키예로 같이 여행을 왔기 때문이다. 딸은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남자아이와 키스를 하며 성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한다. 딸은 이렇게 자라나고, 하늘로 뻗어간다. 아버지는 불행하다. 오랜만에 사랑하는 딸과 함께 여행을 왔지만, 끝 모를 우울 속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울에서 벗어나기 위해 태극권을 수양하고, 햇빛을 쬐며, 울부짖기까지 해 보지만 우울은 그를 벗어나지 않는다. 31살의 어린 청년이었던 그는 아버지였기 때문에 처절할 정도로 이를 딸에게 숨긴다. 이러한 노력으로 튀르키예에서의 휴가는 딸에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고, 아버지는 행복해하는 딸을 보며 이별할 수 있었다.
31살이 된 딸 '소피'는 꿈 속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철없던 당시에는 아버지가 감춘 어둠을 느낄 수 없었지만, 이제는 이를 느낄 수 있다. 직접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기억하고 싶지만 이미 아버지는 멀리 떠난 후이다. 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휴가를 촬영했던 영상뿐이다. 그는 이를 통해 아버지의 모습 이면에 드리워졌던 어둠을 느끼고 이를 기억하고자 한다.
아버지가 숨겼던 처절한 우울의 흔적을 기억 속에서 더듬다
본 작품 <애프터썬>은 화자인 딸 '소피'가 아버지와의 '휴가'라는 행복한 기억 속에서 아버지가 겪었던 처절한 우울의 흔적을 휴가 당시 촬영한 영상을 통해 더듬는 작품이다. 작품의 표면적인 내용은 아버지와 딸이 보냈던 행복한 휴가를 다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처절한 우울을 힘겹게 버티고 있는 아버지의 고통이 담겨있다. 작품은 이를 간접적으로 제시하는데, '소피'를 재우고 테라스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난간 위에 올라가 햇빛을 갈구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위태로움이 이를 잘 보여준다. 또한, 아무도 생일을 챙겨주지 않을 정도로 불우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고백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영상이 아닌 꺼진 TV화면에 비치는 모습에 담아내 행복했던 여행의 이면에 있던 아버지의 우울을 표현한다. 푸른 색감의 화장실에서 아래를 보며 깁스를 푸는 아버지와 노란 색감의 방에 누워 '틴에이지 걸즈'라는 잡지를 보고 있는 딸을 같은 화면에 담아낸 장면은 그들이 본 여행에서 느꼈던 감정을 대표하는 장면이다. '소피'의 행복 속에 숨어있던 아버지의 우울은 당신의 나이가 된 딸의 기억 속에서 드러나게 된다.
'소피'의 카메라는 내내 자기 자신을 향하는데, 이는 가라앉고 있는 아버지의 슬픔을 11살의 '소피'가 알지 못했음을 잘 보여준다. 후회로 남아있는 이 행복한 기억으로 인해 31살의 '소피'는 처절해진다. 아버지를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는 작중에서 아버지의 우울을 그려내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작중 장면은 완전한 기억이 아니다. 작중 '노란색'이 유독 자주 등장하는 점이 이를 증명하는데, '노란색'은 '소피'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당시의 기억이 '소피'에게 굉장히 행복하게 남아있다는 점을 알려주면서, 작중 보이는 아버지 '캘럼'이 우울을 표현했던 장면은 '소피'의 기억이 그가 남겼던 슬픔의 흔적을 더듬어 그려낸 결과물임을 보여준다.
부녀의 처절함은 시간을 거슬러 교차한다
우울에서 벗어나려는 31살의 '캘럼'과 힘들어하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고자하는 31살의 '소피'는 모두 처절하다. '캘럼'은 우울을 망각하고 싶다. 이를 위해 그는 처절하게 노력한다. 태극권을 수양하고, 햇빛을 쬐며, 카펫을 구입한다. 하지만 놓아주지 않는 거대한 우울 앞에서는 그저 처절한 발버둥일 분이다. '소피'도 처절하다. 그는 행복한 기억 속에서 아버지가 느꼈던 우울의 흔적을 찾고자 한다. 자신이 좋아하던 '노란색'으로 가득한 여행의 기억 이면에 숨어있던 아버지의 우울을 그는 처절하게 찾아낸다.
그러한 점에서, '퀸'의 유명곡 'Under pressure' 아래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부녀의 처절함이 교차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꿈 속 클럽에서 춤을 추는 아버지를 발견하고 몸싸움을 벌인다고 생각될 정도로 강하게 반응하는 '소피'의 모습은 여행지에서 즐겁게 춤을 추는 아버지의 모습과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즐거운 모습으로 춤을 추는 아버지의 내면은 무너져 있었기에, 이러한 기억마저 왜곡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본 장면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던 '소피'를 더욱 처절하게 만든다. 이렇게 31살을 맞은 '캘럼'과 '소피'의 처절함은 기억을 통해 시간을 거슬러 교차하게 된다.
영화가 끝난 후에 밀려오는 감정
영화의 주 내용은 휴가를 보내는 두 부녀의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허나, 작품이 끝난 후에는 처절하고 슬픈, 그러면서도 따뜻한 감정이 밀려온다. 기억의 왜곡과 교정은 결국 부녀가 서로를 사랑했음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아래로 가라앉던 아버지와 하늘로 발산하던 딸은 이제 만날 수 없고 그들 사이의 기억도 완전하지 않지만, 서로를 위해 선크림과 진흙을 발라주고 지워줄 때의 그 사랑은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여행의 행복 이면에 아버지의 우울이 공존하였듯, 영화는 따뜻함 뒤에 처절함을 공존시킨다. 이렇게 영화는 막이 내린 후에 관객의 마음을 거세게 뒤흔든다.
★★★★☆
- 2023년 6월 3일, 넷플릭스 에서
* 2023년 22번째 작품
- 같이 보면 좋을 글
- 기억 혹은 진실은 다를 수도 있다 말하는 작품.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 리뷰.
-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기억을 다룬 작품. 박범수 감독의 <싱글 인 서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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